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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가능성 200% 프론트엔드의 Dev 다이어리
[회고] 2023 회고 본문
10월 원온원 기록을 이후로 처음 적는 글로 올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2023년 1월부터 쭉 돌이켜 생각해 보면,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잘했던 일
-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한 점. 이제는 습관이 된 느낌!
- 내년에는 헬스 말고 다른 운동을 더욱 꾸준히 해 봐야지. (수영, 프리다이빙 등)
- 몸무게에 집착하지 않고 내면의 변화에 집중해 봐야지. -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3군데! 나를 위한 리프레쉬를 잘 챙겨준 점.
- 잘 놀았으니 2024는 저축하는 해로 삼아봐야지. - 가족들을 더욱 잘 챙기게 된 점.
- 언니와 단둘이 첫 해외여행(베트남), 엄마와 아빠에게 퇴직금으로 200만 원씩 flex, 동생 생일을 섭섭하지 않도록 챙기기, 연말에 가족 데이에 다 같이 영화 보기 등 연말 분위기 내기
- 내년에는 하루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 음악 취미를 꾸준히 하려고 한 점
- 연습은 생각보다 못했지만 그래도 그만두지 않고 즐긴 점
아쉬운 점
- 내 시간을 더욱 소중히 하지 않은 점.
- 내년에는 내 시간을 허비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너무 기다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 나를 싫어하는 동료에 너무 많이 신경을 쓰고 얽매인 점.
-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들은 그냥 흘러가도록 놔둘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 - 계획만 세우고 실천에 힘이 빠진 점. 뒷심이 모자란 것 같다는 피드백에 공감한다.
- 끝까지 완수하는 경험을 소중히 하고 하나씩 성취해야지.
1월: 2023년의 첫출발, 대리로 진급!
1월 1일 대리로 임명되었고, 솔직히 기쁨보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아직 입사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이런 임무를 맡아도 되는 건지, 난 아직 사원이라는 더 안전한(?) 울타리에서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은데 나의 어떤 면을 보고 진급을 시킨건지 솔직한 이유가 궁금했다. (나 말고도 2명이나 더 대리로 진급함)
2월: 기획 업무를 도맡다
퍼블리싱이 주 업무이긴 하지만 기획력을 높게 사서 올라운더로써 회사 일을 맡아주었으면 한다고 하셔서 기획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던 나에게는 점점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돌아가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실제로 올해 퍼블리싱 보다는 이런저런 기획을 많이 했던 게 더 잘 떠오른다. 서비스 기획, 컨퍼런스 기획, 사이트 기획, 심지어 채용공고 기획까지(ㅎㅎ..)
그래도 진급하면서 평소에도 일하면서 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친한 동료와 더욱 합을 잘 맞추게 되고, PL로써 처음 한 프로젝트를 이끌어보는 일도 해보게 되었다. 그 사이사이 이게 맞는지 잘하고 있는건지 진로에 대한 고민도 끝이 없었던 것 같다.
3월: 자사 홈페이지 반응형 홈페이지를 혼자 마무리하다
차장님이 10년 근속 휴가로 1달 간 자리를 비우게 되어 자사의 홈페이지의 반응형 퍼블리싱을 맡아서 하게 되었다. 처음 전달 받은 것과 달리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였고, 차장님이 계시지 않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채 업무가 쏟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기획과 디자인의 입장만 고려된 채 개발 쪽과는 상의 없는 일정 통보는 굉장히 무례하다고 느꼈고, 이것에 대한 양해나 사과가 없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홈페이지의 반응형 breakpoints는 평소의 작업 방식인 2개였던 점과 달리 4개였는데, 이런 점들이 아예 공유가 되지 않다보니 업무를 받았을 때 전해들은 바와 달라 혼자서 벅차다고 느꼈다. 그리고 평소에는 PC -> 태블릿 -> 모바일 순으로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하다보니 애매하게 겹치는 부분이 생겨 모바일 -> 태블릿 -> PC로 진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나 공유받아 작업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차장님이 휴가를 잘 마치고 돌아오실 수 있도록 연락드리지 않고 최대한 나 혼자 스스로 이겨내보고자 노력했다. 결국 개선해야할 점들이 아직 남아있었긴 했지만 홈페이지를 오픈할 수 있었다. 나중에 차장님이 돌아오셔서 작업을 확인하시고 '구조는 뭐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라고 차장님 식의 칭찬을 해주셔서 마음에 위로를 받았지만, 해당 프로젝트를 하면서 성취감보다는 굉장히 지치고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
4월: 나의 친구 유니버스를 넓히다
현 직장과 전 직장에서 굉장히 친해진 나의 친구이자 동료들을 서로 소개시켜 주고 함께 사이드 프로젝트를 도모했다.
5월: 내일채움공제 끝!
날 은근히 괴롭혔던 내채공이 끝나고 1200만원을 수령했다. 받자마자 딴길로 새지 않고 중기청으로 꼬박꼬박 나가는 이자를 줄이고자 바로 갚았다. 이렇게 후련하고 뿌듯한 적이 없었다.
6월: 외근, 외근, 외근
4세대 진흥형 NEIS의 웹 접근성 컨설팅을 동료와 진행하면서, 외근으로 꽤나 사무실을 비우고 시청역으로 출근했다. 직접 NEIS 진단 업무 뿐만 아니라 사용성 평가를 진행할 때에는 일정 조율과 동료들이 일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중간에서 이리저리 도움을 주느라 정신이 없었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평소에는 0진이 보통 일정 조율이나 협력사, 고객사와의 연락을 담당해왔는데, 내가 갑자기 그 역할을 한 두번 뿐이었지만 맡게 되니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었다. 0진은 낯선 조직에도 각을 잡고 잘 어울리는 느낌인데, 나는 왠지 쭈뼛쭈뼛하는 것 같아 괜히 주눅들기도 했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작업 방식이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그런 면들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생길거라는 믿음을 가지며-
결국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가며 협력사에서 나와 0진 덕분에 일이 수월했다는 좋은 피드백을 얻고, 다음 프로젝트 때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들을수 있었다. 0진이 뛸듯이 기뻐하며 카톡으로 전해줬던걸 기억한다ㅎㅎ 물론 나도 기뻤고!
+ 여담이지만 위의 이사님과 일하면서 밥도 여러번 얻어 먹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이사님의 취미는 마라톤! 처음에는 시각 장애인데 어떻게 마라톤을 하실 수 있지? 라고 궁금했지만 실례가 될까 싶어 차마 여쭤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니 도우미분과 함께 줄로 연결한 채로 뛰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난 아직 너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사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항상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직할 때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것이 지금에서 돌아보면 조금 마음에 걸린다.
7월: 끝없는 고민
회사 중간중간 내가 잘 따르는 차장님과 원온원을 하면서 내가 가진 고민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회사에서 칭찬을 받아도 정말 칭찬이 맞는지 의심스럽고 뿌듯함을 잘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에도 연초에 퇴사한 인원이 채워지지 않았고, 그 몫은 남은 인원이 고스란히 나눠 버티는 느낌이 지속됐다. 앞에서 언급했던 채용기획도 원래는 내가 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 빈자리가 메워졌으면 하는 바람에 0진과 내가 자원해서 열심히 기획했다.
회사는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았을랑가? 아니면 알면서도 애써 모른채 했을라나? 해당 채용 공고가 실제로 채용 사이트에 올라간 건 그로부터 2개월이 흐른 뒤였다.
8월: 새로운 기회와 전환점
눈팅만 하던 트위터에서 우연히 커피챗을 하게 되고, 그날 저녁까지 함께 먹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척님의 고마운 제안으로 인하여 리액트 스터디를 함께 시작하게 되면서 프론트엔드로 나아가기 위한 걸음마를 시작했다. 갈 길이 멀지만 이렇게 어느것도 시작하지 않으면 미룰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엇을 공부하면 좋을지 고민하기 보다는 무엇이 되었든 일단 시작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겉으로 보기엔 괜찮아 보였을지 몰라도 개인적인 일들이 쌓이며 우울감이 치솟아 의욕이 바닥을 쳤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나쁜 일은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우울감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시작해보니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에 대한 재미도 많이 느끼고, 좋은 사람들의 에너지에 영향을 받으면서 스스로도 에너지를 되찾는 계기가 되었던 달이었다. 공부도 혼자 할 때와는 다르게 여러 명과 함께 하다보니 책임감이 더 생겼다. 10월에 다녀온 말레이시아 여행 마지막 날에도,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돌아와서 1-2시간만 잠시 눈을 부치고 나머지 인강을 마저 듣고 오후에 스터디에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 나도 성실함으로는 어디서 뒤지진 않아~~)
8월의 중순 어느 날, 4년 정도 알고 지내던 뉴질랜드 키위 친구에게서 한국에 워홀을 갈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책을 좋아해서 배울 점도 많고 항상 날 응원해주는 친구인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호주에 워홀을 갔던 내가 떠올라서 한국에 오면 내가 많이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응원을 받으며 마음에 힐링을 많이 받았다.
9월: 할까 말까 할 땐
함께 스터디를 하던 난척님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고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난 프론트엔드로써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가서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모자란 실력으로 괜히 민폐가 아닐지, 가서 지금 일하는 것처럼 한 몫하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데 그게 안되어서 괴롭진 않을지. 그냥 그럴바엔 마음 편하게 안주하면 어떨지- 지금 하는 일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자리가 잡아가는 것만 같은데.. 월급도 지금의 생활도 내가 바란 정도는 아니지만 살아가는데 불편함은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난 언제부터 이렇게 새로운 도전에 겁을 먹기 시작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3년 전에 앞으로의 어떤 새로운 도전이 있을지 설레어하던 내 모습은 그 사이에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래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밑져야 본전이다 라고 생각했다. 떨어져도 그냥 마음을 추스리고 더 공부하면 될 일.
갑작스럽게 그간의 프로젝트 이력을 정리하고, 또 다듬기를 반복했다. 그걸로 모잘라 주변의 친구들에게 어떠냐고 몇 번이나 보여주며 친구들을 괴롭혔다.(ㅋㅋㅋㅋ) 시간이 얼마없어 경력 기술서를 서핏의 템플릿을 사용했는데, 테스트해보니 접근성이 떨어져서 100%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좋았기에, 다음번에는 기필코 내 스스로 만들어보리라 생각하며 마무리지었다. 문서를 보낸지 몇일 뒤 면접을 보기로 했고, 퇴근하고 면접 예상 질문들을 모아 하나하나 답해보고 정리해 보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이렇게 모르는 것들이 많았나 반성의 시간들이었다.
공부할 것이 많다는 건 그간 내가 회사를 다닌다는 핑계로 게을리했다는 점도 되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나 이제 이것도 알아~ 하는 뿌듯함이 늘어서 공부하는 재미도 느꼈다. 퇴근하고도 카페에서 인상쓰면서 개발 공부하는 나, 쫌 멋져
10월: 리액트 인강 완주와 입사 확정!
10월의 마지막 주, 8월부터 시작했던 리액트 인강을 완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입사가 확정된 것! 입사 확정 되자마자, 다니던 회사에 바로 퇴사 의사를 밝혔다. 차장님은 옆에서 가깝게 일하다보니 어느정도 알고 있으셨던 눈치였다.
남은 한 달동안 PL로써 진행하고 있던 접근성 진단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차장님께 인수인계하는 것이 나의 남은 임무였다. 차장님께 너무 많은 책임을 지워지게 만드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서, 남들은 이직 전에 탱자탱자 놀면서 인수인계 준비한다든데 나는 퇴사 직전까지도 업무에 허덕였다. 서비스 3개를 동시에 진단을 진행하다 보니, 해당 서비스별 담당자에게 진단 페이지 표집 조율부터 시작해서, 일정 조율, 진단까지 하려다보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담당자도 많고 삼성이라는 대기업과 일을 진행한다는 점 때문에 쓸데없는 기합도 들어갔던 것 같다.
진단을 하다가 내부에서만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 혼자 3일 정도 내부에서 일했는데,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전에는 주어진 진단만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책임이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머리가 좀 더 착착 잘 돌아가는 느낌? 아무래도 프로젝트 전반을 파악하고 있다보니 더 그랬다.
11월: 2년 9개월 간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회사로의 입사
11월 8일, 3개 서비스의 진단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교육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차장님이 교육을 대신 하신다고 하시다가, 갑자기 내가 2개 정도 맡아서 진행하라고 하셨다. 사실 내심 더이상 부담되는 일을 맡기지 않았으면 했는데, 고객사에게 해야할 접근성 교육 때문에 이직하는 회사의 입사일도 미뤄야했기 때문이다. 죄송스러운 마음이지만 당시엔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이 정신을 지배했다.
3개의 서비스 전부 교육을 진행해야 했는데, 차장님이 1개는 맡아주시고 나머지 2개는 내가 진행하게 되었다. 1시간 30분씩 2번의 PPT 발표와 Q&A를 많은 사람 앞에서 한다는게 너무나 부담이었지만, 이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마음만 있을 뿐 발표 때에는 떨리지도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점은 역시 뻔뻔해진다는 점이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조금 버벅였지만 갈수록 페이스를 찾아갔다. 질문에도 몇 번 막혔지만 옆에서 차장님이 무척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이 날 차장님이 담당자분께 내가 이직을 하게 되어 차장님께서 나머지 일을 맡게 되었다고 전달해주셨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일을 처리하느라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동료들과 찐한(?) 마무리 인사를 하지 못했지만, 그런들 어떠랴 또 만날 사람은 퇴사하고나서도 또 만나겠지. 이직 전 일주일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기를 바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어쩔 수 없었지만 조금 아쉬웠다. 이것도 이직을 처음해본 나로써는 값진 경험이라 스스로 도닥였다. 책상을 정리하고 남들보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남들보다 먼저 회사를 나오고, 버스를 타고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눈물이 찔끔났다. 뭐가 그렇게 아쉽고 슬펐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퇴사 후, 대학교 때 오랜 친구들과 1박 2일 영종도로 바베큐를 했다. 전 회사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친구들이랑 시간을 보내며 풀어냈다. 그리고 마음질문카드 라는 것을 미리 준비해서 챙겨갔는데,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깊이 있는 질문들을 서로에게 던지며 답하는 시간이었다. 몰랐던 친구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좋은 시간이었다. 먹고 마시면서 마냥 즐겁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깊이있는 대화를 함께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것도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1월 13일(월), 새로운 회사로 입사하였고 첫 주는 정말 정신없었다. 회사 규정도 꼼꼼히 읽어보고 팀에서 쓰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고 셋팅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회사 서비스에 대한 교육도 입사 당일에 바로 들었다. 머리가 핑 돌았지만 기분은 좋았다. 몇일밖에 안됐지만 팀원들은 전부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라는게 느껴졌다.
신입으로 다시 시작한다는게 가장 큰 설레는 부분이었다. 이번 여름만해도 지금의 나를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현실이 되버리다니 인생이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도전할까 말까 고민할 때 나에게 용기를 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2월: 내년을 더욱 기대하는 중
친구들과 3월부터 비행기표를 끊어놓고 기대한 삿포로를 다녀왔다. 퇴사와 이직에 조금 지친 마음을 여행을 통해 위로받았다. 4박 5일의 일정에 지친 부분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개운한 마음으로 나름대로의 여행을 잘 즐기고 왔다.
12월 한 달이 쏜살같이 흐르고 파트장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도 하고, 이곳저곳 카드도 전달해주면서 연말을 잘 마무리하기 바빴다. 그동안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서야 남들을 챙기고 다정한 편지 하나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뻤다. 그간 설렁설렁했던 운동도 다시 열심히 시작하게 된 달이다.
아무래도 에너지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니 나도 덩달아 다시 빠르게 일상으로 회복해가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우리 파트장님의 특유의 유쾌함과 에너지가 주변으로도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동료에게 내가 뭔가 강의를 추천하거나 같이 컨퍼런스를 가보자고 제안해도 겉으로는 관심있어 하지만, 실제로는 관심이 없다는걸 느껴서 결국에는 나도 더이상 추천하지 않게 되었는데, 열정적인 팀원들을 만나니 훨씬 티키타카가 잘되는 느낌이 있다.
지나 놓고보니 전 회사의 90%가 I 성향인 곳에서 나만 너무 튀는 것 같고, 취미도 활동도 이것저것 하길 좋아하는게 너무 열정적인 것처럼 보이고(나는 이게 보통의 텐션인데) 결국 제풀에 지쳐 사람과 거리를 둔 것 같은데, 이직을 하고나니 훨씬 마음이 편한걸 보니 사실 억지로 분위기에 맞추느라 번아웃이 온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사람마다 역시 맞는 분위기가 있나보다 생각중이다. 이전의 회사에서는 사무실 분위기 자체가 워낙 조용해서 어떤 날은 아무와도 말을 안하고 퇴근하는 날도 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훨씬 자유롭게 소통하고 질문하고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라서 좋다.
그리고 입사 이후 무엇을 공부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로드맵이 더 뚜렷해진 느낌이다. 우선 리액트와 타입스크립트를 우선으로 하고, 이전 회사에선 깔짝거리며 사용했던 Git도 제대로 익히고! 분명 개발에 어려운 부분들도 많지만, 접근성 진단을 주로 하던 때와 달리 하루종일 코드 작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나한테는 더 흥미진진하고 퍼즐을 푸는 느낌이라 재밌다.
2023년이 다 지난 지금에야 마무리하는 회고인데 천천히 지난 1년을 돌아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내년은 어떻게 채워질지 벌써부터 궁금! 그리고 이제 이 블로그의 이름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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